1. 행상은 물건보다 ‘사람을 파는 일’이었다예전 시골 마을 골목에 낯선 이가 나타나면먼저 귀를 기울였다.“예에 빗 있어요, 참빗, 날이 고운 새 참빗 나왔어요!”행상인의 외침은 단지 광고가 아니라,마을을 깨우는 음악이고, 사람의 관심을 끄는 한 편의 연극이었다.그들이 가져온 물건은 작고 소박했지만,그 물건을 파는 방식은 크고 풍성한 말솜씨로 이루어졌다.행상인은 말로 웃음을 주고, 말로 신뢰를 만들고, 말로 거래를 성사시키던말의 기술자이자, 감정의 소매상이었다.물건이 뛰어나지 않아도그 사람이 하는 말이 정겹고 입담이 좋으면마을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2. 말은 단지 상품 설명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섞은 기술이었다행상인은 단순히 제품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그는 말 속에 자기 삶의 일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