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색을 입히는 일은 단순한 미적 작업이 아니었다전통 염색은 단순히 ‘예쁜 색’을 내는 일이 아니었다.한국의 전통색은 자연과 철학, 기운과 질서에 근거한 상징의 결과물이었다.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오방색(五方色) —동쪽의 청(靑), 서쪽의 백(白), 남쪽의 적(赤), 북쪽의 흑(黑),그리고 중앙의 황(黃)으로 구성된 다섯 가지 색이다.이 색은 단순히 방향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우주의 흐름, 인간의 몸, 계절의 변화, 음양오행까지 반영한 색의 체계였다.그리고 이 색들을 천 위에 입히던 이들이 바로염색 장인, 그중에서도 천연 염색을 수공으로 구현하던 전통의 기술자였다.그들이 다룬 건 단순한 천이 아니라,자연의 기운을 담은 색 그 자체였다. 2. 염색 장인은 색을 빚는 조용한 화학자였다오방색을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