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9

전통시장 노점상과 고정상인의 차이

1. 장날은 사람과 물건이 모이는 날이었다예전 농촌이나 읍내에서는정해진 날마다 열리는 오일장이 삶의 중심이었다.먹을거리, 입을거리, 쓸거리까지대부분의 물품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이동형 종합백화점’**이 장이었다.그리고 그 장을 따라 늘 정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그들이 바로 ‘이동형 상인’이었다.이들은 고정된 점포가 없었다.대신 각 지역의 장날을 기억하고,날짜별로 움직이며 지역을 따라 장을 이동하며 장사하는 전문가였다.그들은 시간을 팔고,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진짜 떠돌이 장사꾼이었다.2. 이동형 상인은 단골이 없는 대신, 기억이 있었다이동형 상인은 늘 자리를 옮겨 다녔지만,사람들은 그들의 얼굴을 기억했고,그들도 손님들의 이야기를 기억했다.“저번에 사가신 속곳 어땠어요?”“오늘..

장날마다 돌아다니던 이동형 상인

1. 장날은 사람과 물건이 모이는 날이었다예전 농촌이나 읍내에서는정해진 날마다 열리는 오일장이 삶의 중심이었다.먹을거리, 입을거리, 쓸거리까지대부분의 물품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이동형 종합백화점’**이 장이었다.그리고 그 장을 따라 늘 정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그들이 바로 ‘이동형 상인’이었다.이들은 고정된 점포가 없었다.대신 각 지역의 장날을 기억하고,날짜별로 움직이며 지역을 따라 장을 이동하며 장사하는 전문가였다.그들은 시간을 팔고,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진짜 떠돌이 장사꾼이었다.2. 이동형 상인은 단골이 없는 대신, 기억이 있었다이동형 상인은 늘 자리를 옮겨 다녔지만,사람들은 그들의 얼굴을 기억했고,그들도 손님들의 이야기를 기억했다.“저번에 사가신 속곳 어땠어요?”“오늘..

뗏목꾼, 강을 따라 떠나는 직업

1. 강이 길이던 시절, 뗏목은 수송의 주역이었다도로가 닦이기 전, 트럭이 흔치 않던 시절엔강이 곧 길이었다.산에서 베어낸 나무들을 실어나르기 위해사람들은 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에 의지했다.이 뗏목을 타고 물길을 따라수십 킬로미터, 때로는 강 하구까지 이동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그들이 바로 ‘뗏목꾼’이다.뗏목꾼은 단순히 나무를 운반한 게 아니라,강의 흐름을 읽고, 위험을 예측하며, 물살 위에서 생계를 이어간 사람이었다.그들은 조용히 물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지만,그 여정 하나하나엔 삶과 땀이 가득 실려 있었다.2. 뗏목꾼은 물길의 기술자이자 감각의 장인이었다뗏목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나무를 같은 길이로 맞추고,질긴 새끼줄이나 철사로 단단히 묶는 기술이 필요했다.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걸 물에 띄우고, ..

우마차 끄는 마부의 하루

1. 우마차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었다한때 마을과 마을, 장터와 논밭을 오가던 풍경 속엔언제나 우마차와 그 옆을 걷는 마부가 있었다.우마차는 농산물, 장작, 생필품, 심지어 사람까지 실어 나르던 다용도 운송 수단이었고,그 무거운 짐을 안전하게 이끌던 건 **사람이 아니라 말,그리고 말을 다루는 기술자 ‘마부’**였다.마부는 마차의 길잡이인 동시에,짐의 수호자이자, 사람들 간 연결의 가교였다.도로 사정이 지금처럼 좋지 않던 시절,우마차는 먼 거리를 견뎌야 했고, 마부는 그 모든 상황을 말과 함께 감당해야 했다.비가 오면 진창 길을 헤치고,여름이면 땡볕 속을 걸었고,겨울이면 언 길 위에서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게 손수 돌을 깔아가며 나아갔다.2. 마부는 단순한 운전자가 아니라 말과 함께한 파트너였다말을 모..

논매는 일꾼들, ‘품앗이’로 이어지던 일손

1. 논을 매는 일이란 단순한 노동이 아니었다논매기란, 모내기 후 자란 모 사이의 잡초를 뽑고 논바닥을 다지는 작업이다.겉보기엔 단순히 ‘풀 뽑는 일’처럼 보이지만,사실은 벼의 생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농사 과정 중 하나였다.논매기를 제때 하지 않으면 잡초가 벼보다 먼저 자라고,영양분을 빼앗겨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그래서 이 작업은 기술과 체력, 타이밍이 모두 필요한 농사의 고비였다.무더운 여름, 발목까지 잠기는 물속에서 허리를 굽힌 채온종일 논바닥을 기는 일은 육체적으로도 매우 고된 일이었다.하지만 이 힘든 일을, 과거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해냈다.그게 바로 ‘품앗이’였다.2. 품앗이는 노동의 교환이자 정서의 연결이었다‘품앗이’는 누군가의 일을 돕는 대신,훗날 내가 일손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

칼 가는 사람의 하루, ‘삶을 날카롭게’ 했던 기술

1. 무딘 도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직업한때는 집집마다 칼 가는 날이 있었다.부엌칼, 낫, 가위처럼 매일 손에 쥐는 도구들이 점점 무뎌질 때쯤,골목길로 들어서는 칼 가는 사람의 외침이 들려왔다.“칼 갈아요~ 가위도 됩니다~”그 소리는 마치 계절이 바뀌는 신호처럼 들렸다.칼 가는 사람은 리어카나 등짐 하나에 숫돌, 물통, 줄칼을 가득 싣고 다니며삶의 도구들에 다시 날을 세워주는 일을 했다.그는 단순한 수공업자가 아니라,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던 생활 도구의 가치를 되살리는 기술자였다.한 사람의 하루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작은 도구를,그는 조용한 손놀림으로 되살려냈다.그리고 그 안에는 오랜 경험과 섬세한 손끝이 숨어 있었다.2. 숫돌 위에 흐르던 감각과 숙련의 시간칼을 제대로 간다는 건 단순히 날을 세우는 ..

종이 만드는 한지 장인의 작업 과정

1. 한지는 종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재료’였다요즘 우리가 쓰는 종이는 기계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공산품이다.하지만 예전의 종이는 그렇지 않았다.**한지는 나무, 물, 바람, 손… 이 모든 자연과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살아 있는 재료’**였다.한지를 만들던 장인은 단순히 종이를 만든 게 아니라,재료를 길들이고, 계절의 기운을 느끼고, 사람의 온기로 마무리하는 정밀한 공정을 거쳤다.그래서 한지는 쉽게 찢기지 않았고,수백 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고 형태가 유지됐다.‘종이’라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예술과 장인의 감각이 겹겹이 배어든 결과물이 바로 한지였다.2. 닥나무 껍질에서 시작되는 정성의 여정한지를 만드는 첫 걸음은 ‘닥나무’에서 시작된다.한지의 원재료는 닥나무의 껍질인데,이를 벗겨내고..

풍물장수와 유랑 예술인의 삶

1. 길 위에서 예술을 팔던 사람들풍물장수는 단순한 ‘노점상’이 아니었다.그들은 북, 징, 꽹과리 같은 전통 타악기를 들고,때로는 그것을 연주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그 자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공연을 하던 유랑 상인이자 예술인이었다.풍물장수는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해 소리를 낸 것이 아니었다.그 소리는 길을 지나던 이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기분을 들뜨게 하던 작은 예술 공연이었다.그러니 ‘풍물장수’는 장사꾼이면서 동시에길 위의 연주자, 마을의 리듬을 만들어내던 이방의 예술가였다.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단지 물건만 남는 게 아니라,소리와 흥, 그리고 웃음이 남았다.2. 유랑은 낭만이 아니라 생존이었다풍물장수는 하루에도 몇 리씩 걷고,시장 골목을 돌며 짐을 풀고, 북을 치고,관객이 모..

시계 고치는 사람들, ‘시계장수’의 시대

1. 시계를 고친다는 건 시간을 되돌리는 일이었다시계가 멈춘다는 건 단순히 기계가 멈췄다는 뜻이 아니었다.그건 어떤 사람의 하루가 멈추고, 리듬이 끊겼다는 뜻이었다.그래서 시계 수리공, 또는 ‘시계장수’는단순히 시계를 고치는 기술자가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장인으로 여겨졌다.예전에는 집마다 하나쯤 있는 벽시계나 알람시계,그리고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차고 다니던 금속 손목시계가오랜 시간과 추억을 함께 간직한 물건이었기 때문에그 시계가 멈췄을 때는 그냥 버리지 않고 반드시 고치러 갔다.그렇게 사람들은 작은 시계방을 찾아시계를 고치며, 동시에 자신의 시간도 다시 정비했던 것이다.2. 시계장수는 오차 없는 손끝을 가진 기술자였다시계 수리의 세계는 상상보다 훨씬 섬세하고 정밀했다.특히 기계식 시계는 수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