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옛 직업

이야기꾼, 전래동화 구연 전문가

info-world8 2025. 5. 3. 09:13

1. 전래동화는 책이 아니라 입으로 이어졌다

요즘은 전래동화를 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접하지만,
과거에는 전래동화가 책이 아니라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할머니가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장터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귀를 기울이며,
혹은 겨울밤 아궁이 앞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는 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로 듣고, 표정으로 보고, 몸짓으로 느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역할을 맡은 이들이 바로 전래동화 구연 전문가, 이야기꾼이었다.

그들은 단순히 줄거리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숨을 고르고, 손짓을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낮추며,
이야기를 '살아 있는 체험'으로 만들어냈다.

이야기꾼, 전래동화 구연 전문가

2. 이야기꾼은 기억의 예술가였다

전래동화를 구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백 편의 이야기를 머리에 넣고 있어야 했고,
주인공의 성격, 사건의 흐름, 결말까지 정확히 기억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야기꾼은 단순한 기억자가 아니라,
청중의 반응을 읽고, 이야기를 순간순간 다듬는 연출자였다.

–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조금 더 빠르게 목소리를 높이고,
– 슬픈 장면이 나오면
조용히 말끝을 흐리고,
– 긴장이 필요한 순간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 숨을 죽이게 했다.

이야기꾼의 구연은 기억과 감정,
목소리와 몸짓이 모두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었다.

3.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교육이었다

전래동화 속에는 단순한 재미만 담긴 것이 아니었다.
선한 행동은 상을 받고, 나쁜 짓은 벌을 받는다.
근면과 성실, 지혜와 용기, 효도와 우정이 이야기 속을 관통했다.

그래서 이야기꾼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달하는
비공식 교육자이기도 했다.

글을 모르는 시절,
책이 귀하던 시대,
이야기 하나를 통해 사람들은 세상의 이치를 배우고,
삶의 방향을 잡았다.

이야기꾼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아니라,
**어른도 아이도 함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구술 문화의 스승'**이었다.

4. 이야기꾼이 사라지면서, 이야기의 온도도 사라졌다

지금은 책도 많고, 영상도 많다.
동화를 들려주는 기계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사람의 숨결과 표정, 목소리의 떨림이 담긴 이야기를 잃어가고 있다.

구연 전문가, 이야기꾼이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살아 숨 쉬는 체험이 아니라,
차가운 문자와 빠른 소비의 대상이 되었다.

형 블로그에서 이 이야기를 복원하는 건
단순히 전래동화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전하던
진짜 이야기꾼의 문화를 다시 불러오는 일
이다.

책을 읽는 건 쉽지만,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이야기는
오직 살아 있는 목소리로만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