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 2

복주머니 만드는 사람들, 새해 준비 전문가

1. 복은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었다복주머니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다.우리 조상들에게 복주머니는**마음을 담아 복을 실체화한 ‘손에 쥐는 기도’**였다.설날이나 정초가 되면 아이들의 한복 허리춤에 복주머니를 달아주었고,그 안엔 조용히 오곡, 감초, 향, 글귀, 작은 엽전을 넣었다.그건 단지 액세서리가 아니라아이에게 건강과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정성과 기원이었다.그리고 그런 복주머니를 정성껏 만들던 이들이 있었다.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복을 짓고,색과 문양, 천의 질감까지 고려해한 해의 운을 설계하던 ‘새해 준비 전문가’, 복주머니 장인이다. 2. 복주머니 제작은 색과 의미, 재료의 조화를 읽는 작업이었다복주머니는 단순히 예쁜 천으로 만드는 게 아니었다.재료부터 철저히 ‘복이 들어올..

섬유 염색 장인, 오방색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1. 색을 입히는 일은 단순한 미적 작업이 아니었다전통 염색은 단순히 ‘예쁜 색’을 내는 일이 아니었다.한국의 전통색은 자연과 철학, 기운과 질서에 근거한 상징의 결과물이었다.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오방색(五方色) —동쪽의 청(靑), 서쪽의 백(白), 남쪽의 적(赤), 북쪽의 흑(黑),그리고 중앙의 황(黃)으로 구성된 다섯 가지 색이다.이 색은 단순히 방향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우주의 흐름, 인간의 몸, 계절의 변화, 음양오행까지 반영한 색의 체계였다.그리고 이 색들을 천 위에 입히던 이들이 바로염색 장인, 그중에서도 천연 염색을 수공으로 구현하던 전통의 기술자였다.그들이 다룬 건 단순한 천이 아니라,자연의 기운을 담은 색 그 자체였다. 2. 염색 장인은 색을 빚는 조용한 화학자였다오방색을 만들기 위해..